'금리정책 엇박자' 지적에 "통화정책 유효성 유지되고 있다"
"10년간의 중국 특수 사라져…아시아 국가 공통 현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물가상승률에 대해 "잠시 2%대를 보일 수 있지만 연간 3%대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크지 않다"라고 봤다.
대(對)중국 수출 부진과 관련해선 이 총재는 중국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10년간의 중국 특수가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 총재는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내 물가상승률,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 4월 3.7%까지 둔화한 것과 관련 "추세적으로 3%까지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중반기 유가가 워낙 높았기 때문에 잠시 2%를 보일 가능성이 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3%대로 남아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2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3.5%(상반기 4.0%, 하반기 3.1%)로 예상한 바 있다. 오는 25일에는 발표될 수정 경제전망치에서도 2월 전망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 예상이다.
이 총재는 미국의 연내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장에선 연준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하지만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정책금리는 5.00~5.25%로 일각에서는 연내 금리인하를 점치고 있다.
한미금리차가 1.75%p에 달하는데 대해선 이로 인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면서도 환율에는 이미 반영됐다고 봤다. 다만, 미국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원달러 환율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한미금리차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몇 달 전부터 반영됐다"며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가 환율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미국이 금리를 낮추기 시작하거나 낮출 것이란 시그널을 주면 환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미금리차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는 "기본적으로 미국에 투자하는 포트폴리오가 바뀌는 데 영향을 주고, 전세계 금융시장 유동성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금융당국의 은행권 금리인하 압박으로 통화정책이 '엇박자'를 빚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통화정책 유효성이 유지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렸음에도 시중에 예금이자율이나 대출이자율을 막았기 때문에 통화정책 효과가 없다고 하는 것 같은데 물가가 예상대로 떨어지는 것은 어떤 면에서 금리상승 효과를 보고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최근 대중 수출 부진에 대해선 이 총재는 “중국에 수출하는 상품이 중간재인데 중국 기업이 생산을 많이 해 우리의 경쟁력이 예전에 비해 많이 사라져 생긴 문제”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 중국에 대한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짚었다. 또 "(대중 수출 부진은) 공업제품을 생산하는 베트남,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국가의 공통 현상"이라고 했다.
한편 이 총재는 올해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더라도 예전에 비해 부진할 것으로 봤다.
이 총재는 "올해 무역수지는 300억달러 적자가 나고, 경상수지는 관광이나 다른 산업 영향으로 연간 240억~260억달러 흑자가 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과거 경상수지가 좋을 땐 800억달러가 났다"고 말했다.
최근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선 이 총재는 "전기료를 올리면 물가는 당장 올라간다"면서도 "한은의 물가 안정 정책과 상충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기료를 올리지 않으면 에너지 소비가 늘어나 무역적자가 더 커지는 데다 환율에 영향을 주는 점을 고려할 때 전기료 정상화가 물가 안정에 더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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